상세 답변
1. 등기부등본이 알려주는 것, 알려주지 않는 것
계약을 앞두고 등기부등본을 떼어 본 뒤 "깨끗하다"는 말을 듣고 안심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청주에서 부동산 사건을 다루다 보면 사고는 등기부를 안 봐서 나는 것이 아니라, 등기부를 다 본 줄 알았을 때 납니다. 먼저 알아 두셔야 할 대원칙이 있습니다. 우리 민법은 등기에 공신력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부동산 물권은 등기해야 효력이 생기지만(민법 제186조), 그 등기의 원인이 무효라면 등기를 믿고 거래한 사람도 소유권을 얻지 못합니다. 위조된 서류로 넘어간 등기에서 다시 사들인 매수인이 보호받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민법이 소유자로 등기한 사람에게 10년의 등기부취득시효를 따로 두고 있는 것(제245조 제2항) 자체가, 등기를 믿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등기부등본은 안전을 보증하는 서류가 아니라 위험을 걸러내는 첫 관문으로 보셔야 합니다. 등기부는 소유권과 그것을 제한하는 권리를 보여 주지만, 지금 그 집에 살고 있는 임차인, 임대인의 미납 세금, 공사업자의 유치권은 보여 주지 않습니다. 등기부를 정확히 읽는 것과, 등기부 밖을 따로 확인하는 것은 둘 다 필요합니다.2. 뗄 때부터 갈린다 — 열람·발급과 말소사항
등기사항증명서 등 수수료규칙에 따르면 인터넷등기소(iros.go.kr) 열람은 700원, 발급은 1,000원입니다(제2조 제2항, 제3조 제2항). 등기소나 무인발급기 방문 발급은 1,200원이고, 무인발급기는 1,000원입니다. 내용만 확인할 목적이면 열람으로 충분하고, 계약서에 첨부하거나 관공서에 낼 때만 발급을 받으시면 됩니다. 여기서 실무상 가장 중요한 선택이 하나 있습니다. 반드시 '말소사항 포함'으로 떼십시오. 기본값인 현재 유효사항만 출력하면 지금 살아 있는 등기만 보이고, 과거에 설정됐다 지워진 등기는 사라집니다. 가압류가 붙었다 풀리기를 반복한 부동산, 개인 간 고금리 근저당이 여러 차례 설정·말소된 부동산은 현재 등기부만 보면 멀쩡합니다. 소유자의 자금 사정은 지워진 등기에 남아 있습니다. 부동산의 종류에 따라 떼는 방법도 다릅니다. 아파트·오피스텔 같은 집합건물은 전유부분 등기부 한 통에 대지권까지 표시되지만, 단독주택이나 상가건물은 토지 등기부와 건물 등기부를 각각 떼어야 합니다. 한쪽만 보고 계약했다가 토지에만 근저당이 잡혀 있는 것을 놓치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3. 표제부 — 대지권이 가장 큰 함정
표제부는 그 부동산이 무엇인지를 표시합니다. 소재지와 지번·도로명주소, 지목과 면적, 건물이라면 구조·층수·용도가 적혀 있습니다. 계약서의 표시와 표제부가 정확히 일치하는지 대조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집합건물에서 진짜 위험은 표제부 아래쪽 대지권 항목입니다. 집합건물법 제20조는 구분소유자의 대지사용권이 전유부분의 처분에 따르고, 전유부분과 분리해 처분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대법원은 이 규정을 위반한 대지사용권의 처분은 법원의 강제경매절차에 의한 것이라도 무효라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2다74175, 74182, 74199 판결). 반대로 건축자의 대지 소유권에 관해 대지권등기가 아직 마쳐지지 않았더라도, 전유부분을 경매로 매수한 사람은 대지사용권을 함께 취득합니다(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20다278170 판결). 즉 대지권 표시가 비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대지 없는 건물을 사는 것은 아니지만, 그 판단은 신축 분양 경위와 토지 등기부까지 따라가 봐야 알 수 있습니다. '토지 별도등기'라는 문구가 붙어 있으면 반드시 토지 등기부를 따로 떼십시오. 토지에만 남아 있는 근저당이 나중에 실행되면 건물만 산 매수인이 대지 지분을 잃을 수 있습니다.4. 갑구와 을구 — 권리의 순위와 위험한 등기들
갑구는 소유권의 변동을 순서대로 기록합니다. 가장 마지막 소유권이전등기의 명의인이 현재 소유자이고, 단독 소유인지 공유인지, 지분은 얼마인지도 여기서 확인됩니다(부동산등기법 제48조 제4항). 권리의 우열은 날짜가 아니라 등기의 순서로 정해집니다. 같은 구 안에서는 순위번호로, 갑구와 을구처럼 다른 구 사이에서는 접수번호로 순위가 갈립니다(부동산등기법 제4조). 같은 날 접수된 등기의 선후를 다투는 사건에서 결론을 가르는 것이 이 접수번호입니다. 갑구에서 눈여겨보실 등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가압류·압류: 소유자의 채무로 부동산이 묶여 있다는 표시입니다. 다만 가압류가 있는 부동산을 사면 전부를 떠안는다는 설명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가압류 집행 후 소유권이 제3자에게 넘어간 경우, 뒤이은 강제집행은 가압류결정 당시의 청구금액 한도 안에서만 가압류채무자의 책임재산에 대한 절차이고 나머지는 제3취득자의 재산에 대한 매각이라고 정리했습니다(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20다278170 판결). 청구금액을 확인해야 위험의 크기를 알 수 있습니다. 자세한 대응은 부동산 매수 후 가압류가 발견되면에서 다룹니다. ·가처분: 현재의 등기 자체에 다툼이 진행 중이라는 뜻입니다. 본안에서 지면 그 뒤의 등기가 흔들립니다. ·가등기: 장래에 소유권을 가져갈 순위를 미리 잡아 둔 등기입니다. 가등기에 기해 본등기가 되면 그 사이에 낀 등기 중 가등기로 보전되는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등기관이 직권으로 말소합니다(부동산등기법 제92조). 가등기가 붙은 부동산을 사는 것은 순위상 뒤에 서겠다는 뜻입니다. ·신탁등기: 뒤에서 따로 봅니다. 최근 몇 년간 청주를 포함해 전국에서 사고가 가장 많이 난 항목입니다. ·상속 미정리: 소유자가 이미 사망했는데 상속등기가 안 된 부동산은 매도인의 처분 권한부터 다투어집니다. 을구에는 소유권을 제한하는 권리가 표시되며, 가장 자주 보게 되는 것이 근저당권입니다. 여기서 확인할 숫자는 채권최고액입니다. 이것은 실제 대출 잔액이 아니라 담보의 한도로, 금융기관은 통상 원금의 110~130% 정도로 설정합니다. 채권최고액 1억 2,000만 원이면 원금은 1억 원 안팎으로 추정되지만 추정일 뿐이므로, 정확한 잔액은 매도인이나 임대인에게 금융기관 발급 부채증명서를 요구해 확인해야 합니다. 근저당권자가 은행인지 개인이나 대부업체인지, 언제 설정됐는지도 함께 보십시오. 개인 근저당이 여러 건 얹혀 있는 부동산은 자금 사정이 이미 나빠졌다는 신호입니다. 전세권·지상권·임차권등기도 을구에 나타납니다. 특히 임차권등기명령에 따른 임차권등기가 남아 있다면, 앞선 임차인이 보증금을 못 받고 나갔다는 기록입니다. 그런 집은 피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5. 신탁등기 — 소유자가 신탁회사인 집
갑구에 '신탁'이라고 적혀 있으면 소유자 란에는 부동산신탁회사가 올라 있고, 원래 주인은 위탁자로만 남습니다. 대법원은 부동산을 신탁해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면 대내외적으로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완전히 이전되고, 위탁자에게 소유권이 유보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고 명확히 밝혔습니다(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20다278170 판결). 임차인에게 이것은 결정적입니다. 담보신탁된 주택의 임대 권한은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수탁자에게 있으므로, 위탁자가 수탁자 동의 없이 맺은 임대차는 원칙적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대법원 2019. 3. 28. 선고 2018다44879, 44886 판결). 그 사건에서 임차인이 결국 대항력을 인정받은 것은 위탁자가 나중에 신탁재산의 귀속을 원인으로 소유권을 되찾았기 때문이지, 처음부터 유효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신탁등기가 있으면 등기부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등기기록에는 신탁원부의 번호만 적히는데, 그 신탁원부에 위탁자·수탁자·수익자, 신탁의 목적, 재산의 관리·처분 방법이 들어 있고 신탁원부는 등기기록의 일부로 봅니다(부동산등기법 제81조 제1항·제3항). 등기소에서 신탁원부를 발급받아 임대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 확인하고, 계약은 수탁자와 하거나 최소한 수탁자의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전세사기 유형과 대응은 전세사기가 의심될 때에 정리해 두었습니다.6. 임차인이라면 — 등기부 밖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선순위 근저당이 있는 집은 입주·전입신고·확정일자를 갖춰도 위험이 남습니다. 경매가 진행되면 저당권은 모두 소멸하고(민사집행법 제91조 제2항), 저당권·압류·가압류에 대항할 수 없는 임차권도 매각으로 소멸합니다(같은 조 제3항).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5도 경락으로 임차권이 소멸하되 보증금이 모두 변제되지 않은 대항력 있는 임차권만 남는다고 정합니다. 다만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함께 가진 임차인이 배당요구를 해 보증금 전액을 받을 수 있는 경우, 임차권은 배당표가 확정될 때까지 소멸하지 않으므로 그때까지 계속 거주해도 매수인에게 부당이득이 되지 않습니다(대법원 2004. 8. 30. 선고 2003다23885 판결). 그리고 가장 위험한 정보는 등기부에 아예 없습니다. 앞서 들어온 임차인의 보증금과 확정일자는 등기 사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법이 통로를 열어 두었습니다. ·확정일자 부여현황 열람: 임대차에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은 확정일자부여기관에 그 주택의 확정일자 부여일·차임·보증금 정보를 요청할 수 있고, 계약을 체결하려는 사람도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 요청할 수 있습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6 제3항·제4항). ·임대인의 정보 제시 의무: 임대인은 계약 체결 시 위 확정일자 정보와 함께 국세·지방세 납세증명서를 제시해야 합니다(같은 법 제3조의7). 열람 동의로 갈음할 수 있습니다. 세금 체납액은 경매에서 보증금보다 앞설 수 있으므로 반드시 요구하십시오. 임대인이 이 자료 제시를 꺼린다면 그 자체가 판단 근거입니다. 계약 이후 분쟁으로 이어질 때의 대응은 집주인과 분쟁이 났을 때와 전세보증금을 못 받았어요에서 다룹니다.7. 매수인이라면 — 잔금 직전에 다시 뗀다
매수인이 지켜야 할 순서는 단순합니다. 첫째, 매도인이 등기부상 현재 소유자와 동일인인지 신분증으로 대조합니다. 공유 부동산이면 공유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둘째, 근저당·가압류를 잔금과 동시에 말소하는 절차를 계약서 특약으로 못 박습니다. 셋째, 잔금 당일 등기부를 다시 뗍니다. 계약과 잔금 사이에 새 근저당이나 가압류가 들어올 수 있고, 이때 접수번호로 선후가 갈립니다. 경매로 사시는 경우라면 인수와 소멸을 나누어 보셔야 합니다. 저당권은 모두 소멸하지만, 앞선 권리에 대항할 수 있는 지상권·지역권·전세권·등기된 임차권은 매수인이 인수합니다(민사집행법 제91조 제4항). 유치권은 등기부에 나타나지도 않는데 매수인이 그 채권을 변제할 책임을 집니다(같은 조 제5항). 공사대금 분쟁이 있었던 건물이라면 현장 점유 상태를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마지막으로 등기부 밖의 서류들입니다. 위법 건축물 여부와 사용승인은 건축물대장에서, 지목·면적 변동은 토지대장에서 확인하고, 현재 거주자와 점유 상태는 현장에서 봅니다. 점유자를 내보내야 하는 상황이 되면 명도소송 비용과 기간을 참고하십시오. 조성욱 변호사의 관점 21년간 청주에서 부동산 사건을 맡아 보면, 등기부를 아예 안 본 의뢰인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떼어 봤고, 대부분 "이상 없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문제는 등기부가 조용한 지점에서 생깁니다. 신탁등기는 갑구에 한 줄로 적혀 있을 뿐이라 그냥 지나치기 쉽고, 대지권 표시가 비어 있는 것은 눈에 띄지도 않으며, 앞선 임차인의 보증금과 임대인의 체납 세금은 등기부에 애초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상담에서 등기부 세 장을 함께 펴 놓고 갑구·을구를 짚어 나가되, 마지막에는 반드시 등기부 밖에서 받아야 할 서류를 목록으로 적어 드립니다. 계약 전 몇만 원과 며칠이면 되는 확인을, 계약 뒤에는 소송으로 몇 년에 걸쳐 다투게 됩니다.8. 법률사무소 信의 대응
법률사무소 信은 청주에서 21년간 부동산 분쟁을 다뤄 온 부동산 전문 법률사무소입니다. 매매·임대차 사건은 다음 원칙으로 접근합니다. 첫째, 등기부를 말소사항 포함으로 떼어 갑구와 을구의 모든 등기를 변호사가 직접 점검합니다. 둘째, 신탁등기가 있으면 신탁원부까지 발급받아 임대·처분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 확인합니다. 셋째, 집합건물은 대지권과 토지 별도등기를 함께 살펴 대지 없는 건물을 사는 일이 없도록 합니다. 넷째, 확정일자 부여현황과 납세증명서 등 등기부 밖의 자료를 계약 전에 확보하도록 안내합니다. 다섯째, 확인된 위험을 계약서 특약으로 반영하고 잔금 시점에 등기부를 다시 점검합니다. 여섯째, 변호사·세무사 자격을 함께 활용해 취득세와 양도소득세까지 한 자리에서 안내합니다. 등기부에서 문제가 보였을 때 가압류·가처분부터 소송까지 어떻게 이어지는지는 청주 부동산 분쟁 안내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청주·충북에서 부동산 매매나 임대차를 준비하시는 분은 계약 전 등기부 점검을 부담 없이 의뢰해 주십시오. ☎ 043-291-5555관련 법령 · 부동산등기법 제4조(권리의 순위), 제48조(등기사항), 제81조(신탁등기의 등기사항), 제92조(가등기에 의하여 보전되는 권리를 침해하는 가등기 이후 등기의 직권말소) / 민법 제186조(부동산물권변동의 효력), 제245조 제2항(등기부취득시효) /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0조(전유부분과 대지사용권의 일체성)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5(경매에 의한 임차권의 소멸), 제3조의6(확정일자 부여 및 임대차 정보제공 등), 제3조의7(임대인의 정보 제시 의무) / 민사집행법 제91조(인수주의와 잉여주의의 선택 등) / 등기사항증명서 등 수수료규칙 제2조·제3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