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답변
1. 「해당한다·안 한다」는 선언이 아니라 판정입니다
청주에서 사고를 내고 경찰 조사를 받고 오신 분들이 가장 먼저 하시는 말씀이 "12대 중과실이라고 하던데요"입니다. 그런데 그 말을 누가 어떤 근거로 했는지 여쭤 보면, 사고 현장에서 들은 한마디이거나 인터넷에서 본 열두 개짜리 목록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12대 중과실 해당 여부는 조문의 문언과 대법원 판례로 따져 보아야 하는 판정입니다. 사고 유형이 그 목록의 이름과 비슷하다고 곧바로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실제로 대법원은 같은 제1호를 두고 어떤 사건에서는 해당한다고, 다른 사건에서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왔고, 2024년에는 전원합의체가 종전 판례를 바꾸어 한 유형을 통째로 배제사유에서 빼기도 했습니다. 이 글은 그 판정 기준을 호별로 정리한 것입니다. 판정이 끝난 뒤의 절차와 양형, 합의 시점을 어떻게 잡는지는 교통사고 후 형사처벌을 받게 됐을 때 절차는 어떻게 되나요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기본 법정형은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고(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면 합의나 종합보험과 무관하게 이 조항으로 처벌이 진행됩니다.2. 목록부터 정확히 — 열두 가지 앞에 세 가지가 더 있습니다
거의 모든 안내가 열두 개만 소개하는데, 조문은 그 열두 개를 열거하기 전에 세 가지를 먼저 규정합니다. ·도주 —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의 조치를 하지 않고 달아나거나, 피해자를 사고 장소에서 옮겨 유기하고 달아난 경우 ·음주측정 요구 불응 — 다만 운전자가 채혈 측정을 요청하거나 동의한 경우는 제외됩니다 ·음주측정 방해행위 세 가지는 열두 가지와 같은 자리에 있습니다. 즉 12대 중과실에 해당하지 않아도 이 셋 중 하나면 특례는 서지 않습니다. 특히 두 번째는 오해가 잦습니다. 호흡측정 결과를 믿기 어려워 거부하시는 분이 있는데, 거부는 그 자체로 배제사유이자 별도의 처벌 대상이므로 거부가 아니라 채혈을 요청하는 쪽이 맞습니다. 이 부분은 음주측정 거부 시 처벌과 면허 정지는 어떻게 되나요에 자세히 적어 두었습니다. 이어지는 열두 가지는 신호·지시 위반, 중앙선 침범, 제한속도 시속 20킬로미터 초과, 앞지르기·끼어들기 위반, 철길건널목 통과방법 위반, 횡단보도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무면허 운전, 음주·약물 운전, 보도 침범, 승객 추락방지의무 위반, 어린이 보호구역 안전운전 의무 위반으로 어린이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화물 낙하 방지조치 위반입니다.3. 제1호 신호·안전표지 — 가장 많이 갈리고, 2024년에 판례가 바뀌었습니다
가장 흔한 항목이면서 다툼도 가장 많은 자리입니다. 세 가지를 나누어 보셔야 합니다. 첫째, 신호위반은 그 위반이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어야 합니다. 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1도17117 판결은 제1호의 「신호기에 의한 신호에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란 신호위반행위가 교통사고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경우를 말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신호를 위반한 사실이 있어도 사고가 다른 원인으로 났다면 제1호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다만 그 사건 자체는 반대로 결론이 났습니다 — 적색 등화에 정지선을 넘어 횡단보도에 진입한 뒤 신호가 바뀌자 계속 직진한 택시에 대해, 정지선에서 멈췄더라면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며 직접적 원인을 인정했습니다. 이 기준이 언제나 운전자에게 유리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둘째, 진로변경을 금지하는 백색실선은 제1호가 아닙니다. 대법원 2024. 6. 20. 선고 2022도12175 전원합의체 판결은 백색실선이 제1호의 「통행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이를 넘어 진로를 변경하다 사고를 낸 운전자에게 반의사불벌 규정과 종합보험 특례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도로교통법이 통행금지(제6조)와 진로변경금지(제14조 제5항)를 나누어 규율하고 있으므로 진로변경금지 위반을 통행금지 위반으로 읽는 것은 문언을 벗어나 피고인에게 불리한 해석이라는 이유였습니다. 이 판결로 종전 판례(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4도1196 판결)는 변경됐습니다. 지금도 백색실선 침범을 12대 중과실로 안내하는 자료가 많이 남아 있으니, 그 설명을 그대로 믿지 마십시오. 셋째, 그렇다고 안전표지 위반이 전부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17. 11. 29. 선고 2017도9392 판결은 회전교차로 표지와 노면의 유도표시를 통행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로 보아, 화살표와 반대 방향으로 역주행한 사고를 제1호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같은 조항이라도 표지의 성격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4. 제2호 중앙선 침범 — 「넘었다」가 곧 「침범」은 아닙니다
중앙선을 넘어 사고가 났다는 사실만으로 제2호가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두 겹의 관문이 있습니다. 먼저 조문입니다. 제2호는 「도로교통법 제13조 제3항을 위반하여」 중앙선을 침범한 경우입니다. 그런데 같은 조 제4항은 중앙이나 좌측 부분을 통행할 수 있는 경우를 다섯 가지로 열거합니다 — ① 일방통행인 도로, ② 도로의 파손·공사나 그 밖의 장애로 우측 부분을 통행할 수 없는 경우, ③ 우측 부분의 폭이 6미터에 못 미치는 도로에서 앞지르기를 하는 경우(좌측을 확인할 수 없거나 반대 방향 교통을 방해할 우려가 있거나 앞지르기가 금지된 곳은 제외), ④ 우측 부분의 폭이 통행에 충분하지 않은 경우, ⑤ 가파른 비탈길의 구부러진 곳에서 시·도경찰청장이 지정한 방법으로 통행하는 경우입니다. 여기 해당하면 애초에 제3항 위반이 아니므로 제2호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다음이 판례입니다. 대법원 1998. 7. 28. 선고 98도832 판결은 제2호의 중앙선 침범을 사고 지점이 중앙선을 넘어선 모든 경우가 아니라 「부득이한 사유」 없이 침범한 경우로 한정했습니다. 부득이한 사유란 진행차로에 나타난 장애물을 피하려는데 다른 조치를 취할 겨를이 없었다거나, 자기 차로를 지키려 했으나 운전자가 지배할 수 없는 외부적 여건으로 넘게 된 경우처럼 침범 자체를 비난할 수 없는 객관적 사정이 있는 때를 말합니다. 같은 판결은 중앙선 침범이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 아니라면 침범 운행 중에 사고가 났다는 것만으로는 제2호에 들어가지 않는다고도 보았습니다. 빗길에 미끄러진 경우, 앞차의 급정거를 피하려 한 경우, 도로에 떨어진 적재물을 피한 경우가 실무에서 이 기준으로 다투어집니다. 결론은 대개 블랙박스 영상과 노면 상태 기록에서 나옵니다.5. 제6호 횡단보도 — 조문이 넓어졌다는 점을 함께 보셔야 합니다
제6호는 도로교통법 제27조 제1항의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입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것이 조문이 개정으로 넓어졌다는 사실입니다. 현행 제27조 제1항은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고 있거나 통행하려고 하는 때」에 일시정지하도록 정합니다. 보행자가 아직 발을 딛지 않았더라도 건너려는 상황이면 의무가 생긴다는 뜻입니다. 대법원의 판단도 운전자에게 넉넉하지 않습니다.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6도17442 판결은 신호에 따라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가 있으면 진입의 선후를 불문하고 일시정지해야 한다고 하면서, 다만 차가 먼저 진입한 경우로서 그대로 진행해도 횡단을 방해하거나 위험을 초래하지 않을 상황이라면 진행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어 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20도8675 판결은 신호기가 설치되지 않은 횡단보도에도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고 하여, 차가 보행자보다 먼저 진입했더라도 방해나 위험이 없는 상황이 아닌 한 일시정지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제27조 제7항은 어린이 보호구역 안의 신호기 없는 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의 횡단 여부와 관계없이 일시정지하도록 정합니다. 사람이 보이지 않아도 멈춰야 하는 자리입니다.6. 나머지 호에서 자주 어긋나는 지점
·제3호 과속 — 제한속도를 시속 20킬로미터 초과해야 합니다. 19킬로미터 초과는 과속 범칙 대상이지만 제3호는 아닙니다. 측정 방식과 구간 제한속도 표지의 적용 범위가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제4호 앞지르기·끼어들기 — 방법·금지시기·금지장소 위반이 모두 포함되고, 고속도로에서의 앞지르기 방법 위반도 들어갑니다. 백색실선이 설치된 교량·터널에서 실선을 넘어 앞지르기를 한 경우는 제1호가 아니라 이 제4호로 걸립니다. ·제7호 무면허 — 면허를 받지 않은 경우만이 아니라 면허의 효력이 정지 중이거나 운전이 금지된 때도 무면허로 봅니다. 정지 기간을 잘못 계산해 운전했다가 이 항목에 걸리는 사례가 실제로 있습니다. ·제9호 보도 침범 — 보도가 설치된 도로의 보도를 침범한 경우와 보도 횡단방법을 위반한 경우입니다. 주차장에 들어가려고 보도를 가로지를 때는 횡단 직전에 일시정지하고 좌우를 살펴야 하며(도로교통법 제13조 제2항), 이를 지키지 않으면 여기에 해당합니다. ·제10호 승객 추락방지의무 — 문을 정확히 여닫는 등의 조치 위반입니다(도로교통법 제39조 제3항). 승객이 타고 내리는 과정의 사고가 대상이고, 버스·택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제11호 어린이 보호구역 — 이 항목만 결과 요건이 붙어 있습니다. 조문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안전운전 의무를 위반해 「어린이의 신체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라고 정합니다. 위반 자체로는 부족하고 어린이가 다쳐야 성립합니다. 어린이가 다치지 않았거나 피해자가 어린이가 아니라면 이 호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제12호 화물 낙하 — 덮개를 씌우거나 묶는 등 고정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입니다(도로교통법 제39조 제4항). 화물차만이 아니라 짐을 실은 모든 차가 대상입니다.7. 12대 중과실이 아니어도 걸리는 두 관문
판정의 마지막 단계입니다. 열다섯 가지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아 안심하시다가 여기서 걸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종합보험 특례를 정한 제4조 제1항은 다음 두 가지에서도 특례를 배제합니다. 중상해. 피해자가 생명에 위험이 생기거나 불구가 되거나 불치·난치의 질병이 생긴 경우입니다(제4조 제1항 제2호). 헌법재판소 2009. 2. 26. 2005헌마764 결정에서 비롯됐지만 지금은 법률 조문에 그대로 규정돼 있습니다 — 판례가 아니라 조문이 근거입니다. 보험 면책. 보험계약이 무효가 되거나 해지되거나, 약관의 면책 규정으로 보험금 지급의무가 없어진 경우입니다(같은 항 제3호). 무면허나 음주 상태의 사고는 약관상 면책되는 경우가 많아서, 보험에 가입돼 있어도 특례가 서지 않습니다. 보험증권만 확인하고 안심하실 일이 아니라 약관의 면책 조항까지 보셔야 하는 이유입니다. 한편 면허 취소·정지 처분은 형사와 별개로 진행되므로 음주운전 면허 취소·정지 후 행정심판으로 구제가 가능한가요를 함께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조성욱 변호사의 관점 21년간 청주에서 교통사고 형사사건을 다루며 느끼는 것은, 이 유형에서 가장 큰 손해가 다툴 수 있는 사건을 다투지 않고 넘긴 데서 생긴다는 점입니다. 12대 중과실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많은 분이 판정을 끝난 것으로 받아들이고 합의와 반성문 쪽으로만 움직이십니다. 그런데 조문은 호마다 요건이 다르고, 대법원이 그 경계를 계속 다듬어 왔습니다. 목록의 이름과 사고 유형이 비슷하다는 것과 그 호의 요건을 갖추었다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 판정을 뒤집을 자료는 대부분 영상인데, 영상은 시간이 지나면 덮어씌워져 사라집니다. 판정을 서둘러 받아들이기 전에 영상부터 확보하시는 편이 낫습니다.8. 법률사무소 信의 대응
법률사무소 信은 청주에서 21년간 형사·교통 사건을 다뤄 왔습니다. 12대 중과실이 문제 되는 사건은 다음 순서로 진행합니다. 첫째, 배제사유를 열다섯 가지 전부에 대조합니다. 도주·음주측정 거부·측정 방해 세 가지가 빠진 채 상담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둘째, 해당한다고 본 호의 요건을 조문 문언과 판례로 다시 확인해 다툴 여지를 찾습니다. 셋째, 블랙박스·CCTV·차량 기록장치 영상을 최우선으로 확보합니다. 넷째, 중상해 여부와 보험 약관의 면책 조항을 함께 검토해 특례가 실제로 서는지 판단합니다. 다섯째, 첫 진술에 동행해 스스로 요건을 인정해 버리는 진술을 막습니다. 여섯째, 판정 결과에 따라 합의 시점과 정상 자료를 절차 단계에 맞추어 설계합니다. 일곱째, 면허 취소·정지에 대한 행정 대응을 형사와 함께 진행합니다. 형사 처벌·면허 처분·피해 배상이 어떻게 맞물리는지는 청주 음주운전·교통사고 변호사 안내에 한 장으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청주·충북에서 교통사고로 형사 절차가 시작되셨다면, 무엇보다 판정과 영상 확보가 먼저입니다. 부담 없이 연락 주십시오. ☎ 043-291-5555관련 법령 ·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처벌의 특례) 제2항 단서 제1호~제12호, 제4조(보험 등에 가입된 경우의 특례) 제1항 제1호~제3호 / 도로교통법 제13조(차마의 통행) 제1항~제4항, 제14조(차로의 설치 등) 제5항, 제17조(자동차등과 노면전차의 속도), 제27조(보행자의 보호) 제1항·제7항, 제39조(승차 또는 적재의 방법과 제한) 제3항·제4항, 제43조(무면허운전 등의 금지), 제54조(사고발생 시의 조치) 제1항 /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1(위험운전 등 치사상), 제5조의13(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 치사상의 가중처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