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분으로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
부모님이 남긴 땅을 형제 셋이 3분의 1씩 나눠 가졌다고 해 보겠습니다. 등기부에는 세 사람의 이름과 각자의 지분이 적힙니다. 이것이
공유입니다. 민법 제262조는 물건이 지분에 의하여 여러 사람의 소유가 되면 공유로 하고,
지분은 균등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정합니다. 등기부에 비율이 따로 적혀 있지 않으면 똑같이 나눈 것으로 본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지분은 「땅의 어느 한 귀퉁이」가 아닙니다. 3분의 1 지분을 가졌다고 해서 땅의 남쪽 3분의 1이 내 것이 되는 게 아니라, 땅 전체에 대해 3분의 1만큼의 권리를 갖는 것입니다. 그래서 민법 제263조는 공유자가
공유물 전부를 지분의 비율로 사용·수익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어느 한 구역이 아니라 전부에 걸쳐 있습니다.
이 구조에서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갈립니다.
| 하려는 일 | 가능한가 | 근거 |
|---|
| 내 지분만 팔거나 담보로 잡히기 | 혼자 할 수 있다 | 민법 제263조: 공유자는 그 지분을 처분할 수 있다 |
| 땅 전체를 팔거나 건물을 짓는 등 바꾸기 | 전원 동의가 필요하다 | 민법 제264조: 다른 공유자의 동의 없이 처분·변경하지 못한다 |
| 임대를 놓는 등 관리하기 | 지분 과반수로 정한다 | 민법 제265조 본문 |
| 무너진 담을 고치는 등 보존하기 | 혼자 할 수 있다 | 민법 제265조 단서: 보존행위는 각자가 할 수 있다 |
2. 「팔자」는 말에는 세 가지 뜻이 섞여 있습니다
형제 한 사람이 「팔자」고 할 때, 실제로는 서로 다른 세 가지를 뜻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인지부터 확인해야 대화가 됩니다.
첫째, 「땅 전체를 팔아 돈으로 나누자」는 뜻일 수 있습니다. 이건 민법 제264조의 처분이라
전원이 동의해야 합니다. 한 사람이라도 반대하면 통째로는 팔 수 없습니다.
둘째, 「내 지분만 팔고 나가겠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이건
혼자 할 수 있습니다. 다른 형제의 동의도 필요 없고 통보 의무도 없습니다. 지분을 사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새 공유자로 들어옵니다. 다만 현실에서 모르는 사람이 남의 집안 땅 지분을 제값에 사 가는 일은 드물어서, 대개 시세보다 한참 낮은 값에 거래되거나 매수인이 아예 나타나지 않습니다.
셋째, 「이대로는 못 쓰겠으니 정리하자」는 뜻일 수 있습니다. 이것이 공유물분할입니다.
3. 먼저 협의 — 나누는 방법은 셋입니다
공유물분할은
협의가 원칙입니다. 공유자들이 합의하면 어떤 방법으로든 나눌 수 있고, 방법은 크게 셋입니다.
·현물분할. 땅을 실제로 쪼개 각자 한 필지씩 갖는 것입니다. 분필등기를 하고 각자 단독소유가 됩니다.
·대금분할. 땅을 팔아 대금을 지분대로 나누는 것입니다.
·가격배상(가액배상). 한 사람이 땅 전체를 갖고 나머지에게 지분만큼 돈을 주는 것입니다. 집안 땅을 지키고 싶은 형제가 있을 때 많이 쓰입니다.
협의가 되면 분할협의서를 쓰고 등기를 넘기면 끝납니다.
합의로 끝내는 쪽이 거의 언제나 빠르고 싸게 끝납니다. 소송으로 가면 감정료와 변호사 비용이 들고, 뒤에 보시겠지만 법원이 고른 방법이 어느 쪽도 원하지 않던 결론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알아 두실 것이 있습니다.
분할하지 않기로 하는 약정도 가능하지만 5년을 넘을 수 없습니다. 민법 제268조 제1항 단서가 「5년 내의 기간으로 분할하지 아니할 것을 약정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집안에서 「당분간 건드리지 말자」고 정해 두었더라도 그 효력은 최대 5년입니다.
4. 협의가 안 되면 공유물분할 청구를 합니다
민법 제268조 제1항은
공유자는 공유물의 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 권리에는 조건이 없습니다. 다른 공유자가 반대해도, 이유를 대지 못해도, 지분이 아주 적어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공유 상태를 억지로 유지하도록 강제할 방법은 없다는 것이 이 조문의 뜻입니다. 「형제가 반대하니 영원히 묶였다」고 생각하고 포기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렇지 않습니다.
협의가 성립하지 않으면 민법 제269조 제1항에 따라
법원에 분할을 청구합니다. 소송 실무에서 꼭 지켜야 할 점이 둘 있습니다.
첫째, 공유자 전원이 당사자가 되어야 합니다. 분할 판결은 공유관계 전부를 한꺼번에 정리하는 것이라 일부만 상대로 해서는 안 됩니다. 한 사람이라도 빠지면 소가 부적법해집니다. 등기부에 적힌 공유자가 이미 사망한 경우에는 그 상속인 전원을 찾아 당사자로 세워야 하는데, 오래된 집안 땅일수록 이 작업이 사건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둘째, 어느 법원으로 갈지를 먼저 가립니다. 공유물분할은 민사사건이고, 부동산 소재지 법원에 낼 수 있습니다. 다만 아래 6번에서 보시듯 상속 단계에 따라 가정법원으로 가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5. 법원은 어떤 방법을 고르나 — 현물분할이 원칙입니다
재판으로 가면 분할 방법은 당사자가 아니라
법원이 정합니다. 「우리는 경매를 원한다」고 적어 내도 법원이 현물분할이 가능하다고 보면 현물로 나눕니다.
민법 제269조 제2항은
현물로 분할할 수 없거나 분할로 인하여 현저히 그 가액이 감손될 염려가 있는 때에 법원이 경매를 명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뒤집어 읽으면
현물분할이 원칙이고 경매는 그것이 안 될 때의 방법이라는 뜻입니다.
현물분할이 어려운 경우는 대체로 이렇습니다.
·아파트·단독주택처럼
쪼개면 쓸 수 없게 되는 건물인 경우
·땅이 좁거나 모양이 나빠 나누면
맹지가 생기거나 건축이 불가능해지는 경우
·지분 비율이 지나치게 작아
나누어 봐야 쓸모가 없는 경우
·한쪽에만 도로가 접해 있어
나누면 가치 차이가 너무 커지는 경우
이때 법원이 명하는 경매를
공유물분할을 위한 경매라고 하고, 민사집행법 제274조 제1항이 말하는 「민법이 규정하는 바에 따른 경매」에 해당합니다. 빚을 받기 위한 경매가 아니라
재산을 돈으로 바꾸어 나누기 위한 절차라서 흔히 형식적 경매라고 부릅니다.
여기가 가장 중요한 실무 포인트입니다. 경매로 넘어가면 땅은 시세대로 팔리지 않습니다. 감정가에서 한 번, 두 번 유찰되면서 값이 내려가고, 결국 시세보다 낮은 금액에 낙찰되는 일이 흔합니다. 집안 땅을 지키고 싶었던 형제도, 돈을 더 받고 싶었던 형제도
둘 다 손해를 보는 결말이 됩니다. 공유물분할 사건에서 합의를 먼저 권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소송 중에도 조정이나 화해로 끝낼 길은 열려 있고, 실제로 상당수가 그렇게 끝납니다.
6. 상속받은 땅이면 순서가 다릅니다
이 구분이 실무에서 가장 자주 틀립니다.
같은 「형제가 나눠 가진 땅」이라도 어느 단계인지에 따라 가야 할 법원이 다릅니다.
| 지금 상태 | 가는 곳 | 절차 이름 |
|---|
| 부모님 명의 그대로 · 아직 나누지 않음 | 가정법원 | 상속재산분할 심판 |
| 법정상속분대로 공유 지분 등기를 마침 | 민사법원 | 공유물분할 청구 |
| 생전 증여 등으로 받을 몫이 침해됨 | 민사법원 | 유류분 반환 청구 |
상속재산분할은 기여분이나 특별수익처럼
「누가 얼마를 받아야 하는가」를 정하는 절차입니다. 부모님을 모신 형제의 기여, 미리 받아 간 형제의 몫을 따져 상속분 자체를 조정합니다.
반면 공유물분할은
몫은 이미 정해져 있고 「물건을 어떻게 쪼갤 것인가」만 정하는 절차입니다. 이미 3분의 1씩 등기가 되어 있다면 「형이 생전에 더 받아 갔으니 내 지분을 늘려 달라」는 주장은 공유물분할 소송에서 받아 주지 않습니다. 그 주장은 상속재산분할이나 유류분 쪽에서 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상속등기를 서둘러 법정상속분대로 마쳐 버리는 것이 늘 좋은 선택은 아닙니다. 세금 신고나 대출 때문에 급히 지분등기를 해 두는 경우가 많은데, 그 순간 분쟁의 성격이 바뀝니다. 형제 사이에 기여나 증여를 두고 할 말이 남아 있다면 등기 전에 한 번 정리하고 가는 편이 낫습니다.
7. 자주 생기는 세 가지 상황
한 형제가 혼자 쓰고 있을 때, 공유 토지를 한 사람이 전부 농사짓거나 건물을 지어 쓰고 있는 경우입니다. 다른 공유자는 자기 지분만큼 쓰지 못한 셈이므로, 그 사람에게
지분 비율만큼의 사용료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공유물분할 소송과 함께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분이 낯선 사람에게 넘어갔을 때, 형제 중 한 사람이 빚 때문에 지분이 경매로 넘어갔거나, 지분만 사들이는 업자에게 팔아 버린 경우입니다. 새 공유자는 들어오자마자 공유물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구조를 노리고 지분을 싸게 사들여 분할 경매로 수익을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른 형제들이 먼저 그 지분을 사들여 정리하는 쪽이 대개 손해가 적습니다.
공유자 중에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이 있을 때, 전원이 당사자가 되어야 하므로 행방불명이라고 넘어갈 수 없습니다. 주소보정과 공시송달 절차를 거쳐 소송을 진행합니다. 이미 사망했다면 상속인을 전부 찾아야 하는데, 대가 넘어간 집안 땅은 상속인이 수십 명에 이르기도 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당사자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공유 상태를 오래 두는 것 자체가 비용입니다.
8. 조성욱 변호사의 관점
21년간 청주에서 부동산 사건을 다루면서 가장 자주 본 공유 분쟁의 모습은, 법리가 어려워서가 아니라
아무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아서 굳어 버린 경우였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형제들이 지분으로 등기만 해 두고 「나중에 정리하자」며 20년을 보냅니다. 그사이 형제 중 누군가가 세상을 떠나 조카들이 공유자로 들어오고, 땅은 한 사람이 계속 쓰고 있으며, 서로 얼굴 보기가 어려워집니다. 그 상태에서 보상이나 매각 이야기가 나오면 그동안 쌓인 감정이 한꺼번에 터집니다.
법은 이런 교착을 풀라고 분할청구권을 아무 조건 없이 주었습니다. 공유자는 언제든 분할을 청구할 수 있고 상대는 이를 막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막상 소송으로 가면 법원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생각보다 좁습니다. 현물로 쪼갤 수 없는 땅이면 경매로 가고, 경매로 가면 값이 깎입니다.
권리는 강한데 결과는 아쉬운 구조입니다.
그래서 저는 공유 분쟁에서 늘 두 가지를 먼저 봅니다. 하나는
이 땅이 물리적으로 쪼개질 수 있는 땅인가입니다. 쪼갤 수 있는 땅이면 협의의 여지가 넓고, 쪼갤 수 없는 땅이면 결국 누가 갖고 누가 돈을 받을 것인가의 문제로 좁혀집니다. 다른 하나는
지금이 어느 단계인가입니다. 상속등기 전이라면 할 수 있는 말이 많고, 등기를 마친 뒤라면 할 수 있는 말이 줄어듭니다. 이 두 가지가 정해지면 소송으로 갈지 협상으로 갈지가 대체로 보입니다.
공유 상태는 시간이 지날수록 당사자가 늘고 선택지가 줄어듭니다. 정리하실 생각이 있다면 미루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형제 사이에 상속재산 자체를 어떻게 나눌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
형제 간 상속재산 분할 협의가 안 될 때를, 등기부에서 지분과 권리관계를 확인하는 방법은
부동산 등기부등본 보는 법을 함께 보시기 바랍니다. 땅과 건물을 둘러싼 분쟁 전반은
청주 부동산 분쟁 안내에 모아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