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경과
사건의 줄기를 먼저 표로 정리했습니다.
받아들여지지 않은 부분도 분명히 적어 둡니다.
·지체상금 약 1억 150만 원 공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첫 기성 당시 계약 조건대로라면 의뢰인이 약 2억 9,200만 원을 줬어야 하는데 6,000만 원만 줬고, 그 때문에 하도급업체가 노무비·장비대를 못 내 공사가 늦어지고 멈췄다고 봤습니다. 계약서에 «원사업자가 기성금을 주지 않아 공사를 멈춘 기간은 지체일수에서 뺀다»는 조항이 있었던 점도 판단에 들어갔습니다.
·계약이행보증금 약 1억 910만 원 공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이행보증금은 보증서를 발행한 보증기관에 청구할 문제이지, 하도급업체의 공사대금에서 바로 빼는 돈이 아니라는 이유였습니다.
·소 전체가 부적법하다는 주장: 소송 도중에 송달된 추심명령 한 건 부분만 받아들여졌습니다. 앞선 일곱 건은 하도급업체가 처음부터 그 금액을 빼고 청구했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려야 공정합니다. 공제된 추심명령 금액 약 2억 8,700만 원은 없어진 돈이 아니라 하도급업체 대신 추심채권자들에게 가야 할 돈입니다. 이 판결로 의뢰인이 얻은 것은 «돈을 덜 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공사대금을 두 번 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 구분 | 내용 |
|---|---|
| 의뢰인 | 충북의 종합건설사(원도급사) · 피고 |
| 상대방 | 철근콘크리트공사 하도급업체 · 원고 |
| 공사 | 경북의 공동주택 신축 현장 · 하도급 계약금액 약 11억 원 |
| 청구 | 해지 뒤 기성금 약 1억 5,700만 원 |
| 핵심 쟁점 | 기성고 비율 · 대신 갚은 노무비와 장비대 · 추심명령 금액 · 지체상금 |
| 결과 | 줄 돈이 남지 않아 청구 기각(일부 각하) · 소송비용은 하도급업체 부담 |
1. 공사는 멈췄고, 돈을 달라는 쪽과 돈을 가져가려는 쪽이 동시에 나타났습니다
의뢰인은 충북에 본사를 둔 종합건설사입니다. 경북의 한 공동주택 신축 현장을 앞선 시공사로부터 넘겨받으면서, 그 현장의 철근콘크리트공사를 이미 맡고 있던 하도급업체와 새로 하도급계약을 맺었습니다. 계약금액은 약 11억 원, 공사기간은 열 달 가까이였습니다. 계약서의 기성금 조건은 «발주자로부터 기성을 받으면 대물 1세대분을 뺀 금액에 공정률을 곱해 80%를 현금으로 지급한다»였습니다. 첫 기성으로 발주자에게서 3억 원을 받았을 때, 하도급업체는 1억 원을 요청했지만 의뢰인은 6,000만 원만 보냈습니다. 그 뒤 하도급업체는 현장 근로자 노무비와 장비대를 밀리기 시작했고, 공사는 여름부터 더디게 가다가 가을에 완전히 멈췄습니다. 두 회사는 서로 상대방의 잘못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증명을 주고받았습니다. 현장을 살리려고 의뢰인이 한 일이 있습니다. 근로자들에게 밀린 두 달치 노무비 약 6,700만 원을 대신 지급했고, 이어서 크레인·지게차·펌프카·가설자재 업체들에 밀린 사용료 약 1억 2,300만 원을 대신 갚았습니다. 그사이 하도급업체의 채권자들이 줄지어 이 공사대금채권에 압류·추심명령을 받아 의뢰인에게 송달했습니다. 자재상, 레미콘 회사, 근로자, 현장 식대를 받지 못한 사람, 돈을 빌려준 개인까지 여덟 건, 합계 약 2억 8,700만 원이었습니다. 그 상태에서 하도급업체가 소를 냈습니다. 자신이 해 놓은 공사의 값이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약 5억 8,600만 원이고, 받은 돈과 대신 갚아 준 노무비와 추심명령 금액을 빼도 약 1억 5,700만 원이 남는다는 주장이었습니다.2. 승부처는 «얼마짜리 공사였나»보다 «무엇을 빼야 하나»였습니다
공사가 중간에 멈춘 도급계약에서 대금은 기성고, 즉 멈출 때까지 해 놓은 만큼으로 정산합니다. 대법원은 기성고 비율을 «공사를 중단할 당시를 기준으로, 이미 완성된 부분에 들어간 공사비에 미시공 부분을 완성하는 데 들어갈 공사비를 합친 전체 공사비 가운데 완성된 부분의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로 정하고, 그 비율을 약정 공사비에 곱해 계산하라고 합니다(대법원 2017. 12. 28. 선고 2014다83890 판결). 이 사건은 기성고 숫자 하나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빼야 할 항목이 여럿 겹쳐 있었고 하나하나 따로 증명해야 했기에, 싸움을 세 갈래로 나눴습니다. 첫째, 기성고를 다시 잰다. 법원 감정인은 설계도면과 중단 당시 현장 사진을 기준으로 기성고 비율을 약 49%로 봤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는 공사가 멈춘 뒤 의뢰인이 직접 들어가 시공한 지하층 시스템동바리와 거푸집 해체 공사가 섞여 있었습니다. 사실조회를 신청해 이 부분을 빼 달라고 하자, 감정인은 이미 나온 기성고 금액에서 그 공사비만 덜어 내는 방식으로 회신했습니다. 저희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다퉜습니다. 빼야 할 것은 금액이 아니라 완성 부분 공사비이고, 그걸 뺀 뒤 비율 자체를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그렇게 계산하면 약 42%가 나오는데, 이 숫자는 현장 책임감리원이 작성한 시공원가계산서의 기성고 42%와 거의 같았습니다. 감리원도 법정에서 그 42%에는 의뢰인이 직접 시공한 부분이 들어 있지 않다고 증언했습니다. 둘째, 공사가 언제 멈췄는지를 증명한다. 의뢰인이 대신 갚은 장비·가설자재 사용료를 공제받으려면 그 사용료가 하도급업체의 빚이어야 합니다. 하도급업체는 «7월 초에 공사를 그만두면서 그때까지 장비대는 다 정산했고, 그 뒤 사용료는 의뢰인이 직접 공사하면서 생긴 것»이라고 맞섰습니다. 여기서 쓸모가 있었던 것이 노무비를 대신 지급할 때 받아 둔 지급명세서였습니다. 하도급업체의 이사가 8월분과 9월분 노무비 지급명세서에 직접 서명·날인했으니, 하도급업체 스스로 9월까지 공사를 계속했다고 인정한 셈이었습니다. 장비업체들의 대위변제 확인서와 사실확인서, 감리원의 증언이 여기에 더해졌습니다. 셋째, 압류된 돈은 하도급업체의 돈이 아니다. 공사대금채권에 추심명령이 송달되면 그 부분은 추심채권자만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사집행법 제227조 제3항, 제229조). 하도급업체에 그대로 주면 의뢰인은 추심채권자에게 한 번 더 물어줘야 합니다. 여덟 건의 추심명령 금액을 전부 공제 항목에 올렸고, 추심명령이 걸린 부분은 하도급업체가 소를 낼 자격 자체가 없다고 다퉜습니다.3. 실제로 한 일
1. 대신 갚은 기록을 모았습니다. 노무비는 하도급업체 측이 서명한 지급명세서를, 장비·가설자재 사용료는 «하도급업체가 쓴 장비의 사용료를 원도급사가 대신 냈다»는 업체들의 확인서와 사실확인서를 냈습니다. 소송에서 하도급업체가 일부 임대차계약서의 인영이 법인인감과 다르다며 위조를 주장했지만, 같은 인영이 하도급업체 자신이 낸 재하도급 계약서에도 찍혀 있다는 점을 짚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2. 감정 결과를 그대로 받지 않았습니다. 감정서가 나온 뒤 의뢰인이 직접 시공한 공종을 특정해 사실조회를 신청했고, 회신의 계산 방식이 판례의 산정 기준과 맞지 않는다는 점을 서면으로 정리했습니다. 3. 부가가치세 가산 주장을 막았습니다. 하도급업체는 기성고 금액에 10%를 더해 달라고 했습니다. 하도급계약서에는 «당 현장은 면세현장»이라는 조건이 적혀 있었고, 이 현장은 국민주택 건설용역으로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공사라는 점(조세특례제한법 제106조 제1항 제4호), 설령 면제 대상이 아니더라도 대금과 별도로 부가가치세를 더 주기로 한 약정이 없다는 점을 들었습니다.4. 결과 — 그리고 받아들여지지 않은 부분
법원은 기성고 비율을 42.09%로 보고 기성고 공사대금을 약 4억 5,900만 원으로 산정했습니다. 여기서 빼야 할 돈을 차례로 빼면 하도급업체에 줄 돈은 남지 않았습니다. 새로 송달된 추심명령 금액 부분은 각하되고, 나머지 청구는 모두 기각됐습니다. 소송비용도 하도급업체가 부담하게 됐습니다. 판결문에 적힌 청구취지와 주문은 다음과 같습니다.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157,362,389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11. 2.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주문
1. 이 사건 소 중 3,551,4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3.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판결문에서 그대로 옮겼습니다. 법원·사건번호·당사자 이름은 밝히지 않습니다.
| 항목 | 금액 | 판단 |
|---|---|---|
| 기성고 공사대금(비율 42.09%) | 약 4억 5,900만 원 | 인정 · 감정 결과 약 49%는 배척 |
| 부가가치세 10% 가산(상대방 주장) | 약 5,300만 원 | 배척 · 면세 현장 조건 · 별도 약정 없음 |
| 추심명령 금액(여덟 건) | 약 2억 8,700만 원 | 공제 · 추심채권자에게 갈 돈 |
| 이미 준 기성금 | 6,000만 원 | 공제 |
| 노무비 대신 지급 | 약 6,700만 원 | 공제 · 하도급업체도 다투지 않음 |
| 장비·가설자재 사용료 대신 지급 | 약 1억 2,300만 원 | 공제 · 공사 중단 시점을 9월 중순으로 증명 |
| 지체상금(의뢰인 주장) | 약 1억 150만 원 | 배척 · 공사 지연 원인이 기성금 과소 지급 |
| 계약이행보증금(의뢰인 주장) | 약 1억 910만 원 | 배척 · 보증기관에 청구할 문제 |
| 하도급업체에 줄 돈 | 없음 | 청구 기각 |
5. 조성욱 변호사의 관점 — 원도급사가 «대신 갚은 돈»은 서류가 있어야 돌아옵니다
하도급업체가 흔들리면 원도급사는 현장을 살리려고 노무비와 장비대를 대신 내게 됩니다. 근로자 임금이 밀리면 현장이 멈추고, 장비업체가 장비를 빼 가면 공정이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 돈을 나중에 하도급대금에서 뺄 수 있느냐입니다. 민법은 채무를 제삼자도 갚을 수 있다고 정하지만(제469조), 소송에서 그 돈을 공제받으려면 그 빚이 누구의 것이었는지, 언제 생긴 것인지를 다시 증명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대신 갚은 돈 약 1억 9,000만 원이 모두 공제된 것은, 노무비는 하도급업체 측이 지급명세서에 직접 서명해 다툴 수 없었고 장비사용료는 업체들의 확인서로 증명됐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원도급사가 이 사건에서 배워야 할 점도 있습니다. 지체상금 1억 원이 넘는 공제가 통째로 무너진 이유는 의뢰인 자신이 계약서대로 기성금을 주지 않았다는 데 있었습니다. 하도급대금을 덜 주면서 공사가 늦어졌다고 지체상금을 물리기는 어렵습니다. 공사대금 분쟁에서는 세금도 청구액을 움직입니다. 이 사건에서 하도급업체는 기성고 금액에 부가가치세 약 5,300만 원을 얹어 청구했는데, 그 현장이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인지, 계약서가 부가가치세를 어떻게 정했는지가 그 10%를 갈랐습니다. 저는 변호사와 함께 세무사 자격을 갖고 있어 청구서의 숫자를 볼 때 이런 부분을 같이 봅니다.6. 같은 일을 겪고 계시다면
원도급사라면 ·노무비·장비대를 대신 낼 때는 반드시 서류를 받으십시오. 근로자별 지급명세서에 하도급업체 대표나 임원의 서명, 장비업체의 대위변제 확인서가 있어야 나중에 공제됩니다. ·기성금은 계약서 조건대로 주십시오. 덜 준 기성금은 나중에 지체상금 주장을 막는 근거가 됩니다. ·압류·추심명령이 송달되면 그 금액은 하도급업체에 주지 마십시오. 주면 추심채권자에게 한 번 더 물어줘야 합니다. 여러 건이 겹치면 공탁을 검토합니다. ·감정 결과가 나오면 계산 방식까지 확인하십시오. 원도급사가 직접 시공한 부분이 하도급업체의 기성에 들어가 있지 않은지, 빼는 방식이 맞는지가 수천만 원을 가릅니다. 하도급업체라면, 기성금이 계약보다 적게 들어오기 시작한 때부터 요구한 기록을 남기십시오. 이 사건에서 지체상금이 인정되지 않은 데에는 그 사정이 컸습니다. 하도급업체가 받을 돈을 지키는 방법은 원청이 하도급 대금을 안 줄 때 직접지급청구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지체상금을 청구당한 쪽의 대응은 공사가 지연됐다며 지체상금을 청구당했을 때를, 공사대금 소송의 전체 흐름은 공사대금 청구 소송이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건설 분쟁 전반은 청주 건설 분쟁 안내를 함께 보시기 바랍니다.관련 법령 · 민법 제664조(도급의 의의) / 제665조(보수의 지급시기) / 제469조(제삼자의 변제) · 민사집행법 제227조(금전채권의 압류) / 제229조(금전채권의 현금화방법) · 조세특례제한법 제106조(부가가치세의 면제 등)
실제 수행한 사건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의뢰인 보호를 위해 당사자·사건번호 등 사건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싣지 않았고 일부 사정은 조정했습니다.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