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재산분할을 끝냈어도 연금은 따로 남아 있습니다
이혼 상담에서 집과 예금은 꼼꼼히 따지면서 연금 이야기는 끝에 가서야 나옵니다. "그건 남편 앞으로 든 거니까요" 하고 넘기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국민연금의 분할연금은 재산분할과 별개로 법이 직접 정해 둔 권리입니다. 이혼할 때 연금 이야기를 한마디도 하지 않았더라도, 요건만 갖추면 나중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문제를 겪는 분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2026년 9월 통계 보도를 보면 전체 이혼 가운데 혼인 20년 이상인 이른바 황혼이혼이
41.4%로 역대 최고였고, 60세 이상 인구 중 이혼 상태인 사람이 121만 명을 넘었습니다. 같은 보도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따로 있었습니다 —
분할연금을 실제로 받는 사람의 45.5%가 월 20만 원도 받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제도가 있는데도 받는 금액이 적은 데에는 이유가 있고, 그 이유의 상당 부분은 아래에서 설명할
혼인 기간 계산 방식과
청구 기한에 있습니다.
2. 요건은 셋, 그리고 혼인 기간 5년
국민연금법 제64조 제1항은 분할연금을 이렇게 정합니다.
| 요건 | 내용 |
|---|
| 혼인 기간 | 5년 이상. 단 «배우자의 국민연금 가입 기간 중의 혼인 기간»이고, 별거·가출 등으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던 기간은 제외 |
| ① 이혼 | 배우자와 이혼했을 것 |
| ② 전 배우자 | 배우자였던 사람이 노령연금 수급권자일 것 |
| ③ 본인 나이 | 조문은 60세이나 부칙 적용례로 출생연도에 따라 61~65세 |
세 가지를
모두 갖춘 때부터 받을 수 있고, 금액은 전 배우자의 노령연금액(부양가족연금액은 빼고) 중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몫을
균등하게 나눈 금액입니다(제2항). 한번 권리가 생기면
본인이 살아 있는 동안 계속 받습니다.
여기서 먼저 짚을 것이
혼인 기간의 계산입니다. 혼인신고부터 이혼까지의 달력상 기간이 아닙니다. 두 번 깎입니다.
·전 배우자가 국민연금에 가입해 있던 기간과 겹치는 부분만 셉니다. 배우자가 자영업을 하며 보험료를 내지 않았던 시기는 빠집니다.
·별거·가출로 실제 부부 생활이 없었던 기간은 뺍니다. 이 문구는 2017년 12월 개정으로 들어왔습니다. 오래 떨어져 살다가 뒤늦게 서류를 정리한 경우, 서류상 혼인 기간은 30년이어도 인정되는 기간은 그보다 훨씬 짧아질 수 있습니다.
「45.5%가 월 20만 원 미만」이라는 숫자의 뒤에는 이 계산이 있습니다. 나눌 대상 자체가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으로 한정되고, 그 혼인 기간이 두 번 깎인 뒤의 기간이기 때문입니다.
요건 ②도 오해가 잦습니다.
전 배우자가 아직 연금을 받고 있지 않으면 분할연금도 시작되지 않습니다. 나보다 전 배우자가 나이가 어리면 그 사람이 연금을 받기 시작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전 배우자가 가입 기간 10년을 못 채워
반환일시금(제77조)을 받아 버렸다면 노령연금 수급권 자체가 없으므로 요건 ②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요건 ③의 나이를 60세로만 알고 계시면 안 됩니다. 조문에는 60세로 적혀 있지만, 국민연금법 부칙(법률 제8541호) 제8조 「급여의 지급연령에 관한 적용례」가 분할연금 조항을 포함해 급여 지급연령을
출생연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올려 두었습니다.
| 출생연도 | 더하는 나이 | 분할연금 개시 연령 |
|---|
| 1952년 이전 | — | 60세 |
| 1953~1956년 | +1세 | 61세 |
| 1957~1960년 | +2세 | 62세 |
| 1961~1964년 | +3세 | 63세 |
| 1965~1968년 | +4세 | 64세 |
| 1969년 이후 | +5세 | 65세 |
여기에 요건 ②가 겹칩니다. 내가 그 나이에 이르러도
전 배우자가 아직 연금을 받고 있지 않으면 시작되지 않습니다. 두 조건 중 늦은 쪽이 실제 개시 시점이 됩니다.
3. 놓치면 돌아오지 않는 두 개의 시계
분할연금에서 가장 자주 손해 보는 지점은 요건이 아니라
기한입니다. 성격이 다른 시계가 두 개 돌아갑니다.
첫째, 청구 기한 5년. 세 요건을
모두 갖추게 된 때부터 5년 이내에 청구해야 합니다(제64조 제3항). 요건을 갖춘 줄 모르고 지나가면 그 5년이 조용히 흘러갑니다.
둘째, 선청구 3년. 위 표의 개시 연령이 되기 전에 이혼하는 경우에는
이혼의 효력이 생긴 때부터 3년 안에 분할연금을 미리 청구해 둘 수 있습니다(제64조의3 제1항·제2항). 이것을 선청구라고 하고, 선청구를 해 두면
나중에 다시 청구하지 않아도 요건을 다 갖춘 때에 연금이 나옵니다. 선청구와 그 취소는 각각 한 번씩만 할 수 있습니다.
선청구를 놓쳤다고 권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때는 원칙으로 돌아가
요건을 다 갖춘 뒤 5년 안에 청구하면 됩니다. 다만 이혼하고 십수 년이 지나면 전 배우자가 언제부터 연금을 받기 시작했는지 알 길이 없어집니다.
이혼 직후에 선청구를 해 두는 편이 안전한 이유가 그것입니다.
여기에 이혼 자체의 시계도 하나 더 있습니다. 민법 제839조의2 제3항은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연금 분할 비율을 협의나 재판으로 정하려면 이 2년 안에 움직여야 하므로(아래 4항), 실제로는
2년이 가장 먼저 끝나는 시계입니다. 재산분할 전반의 시한은
이혼 시 재산분할은 어떻게 결정되나요에서 더 자세히 다뤘습니다.
4. 반반이 싫다면 — 협의나 재판으로 비율을 정할 수 있습니다
기본값은 균등분할입니다. 그런데 국민연금법 제64조의2 제1항은
민법 제839조의2(협의이혼의 재산분할) 또는 제843조(재판상 이혼에 준용)에 따라 연금의 분할에 관하여 별도로 결정된 경우에는 그에 따른다고 정합니다.
즉 이혼 단계에서
연금 분할 비율을 따로 정해 두면 그 비율이 우선합니다. 한쪽이 혼인 기간 대부분을 따로 살았거나, 다른 재산을 더 많이 가져가는 대신 연금을 덜 가져가기로 하는 조정이 가능합니다. 반대로 상대가 연금을 거의 형성하지 못한 사정이 있으면 더 받는 방향도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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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했으면 공단에 신고까지 해야 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분할 비율 등을
국민연금공단에 신고하도록 정합니다. 합의서나 판결문에 적어 두고 신고를 빠뜨리면, 공단은 그 내용을 알 방법이 없습니다.
이혼 서류를 정리하는 자리에서 신고까지 한 묶음으로 처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5. 한번 받게 되면 웬만해선 흔들리지 않습니다
분할연금은 일단 수급권이 생기면 상당히 단단합니다. 제65조가 그 점을 정합니다.
·수급권을 취득한 뒤에 전 배우자 쪽 사정으로 노령연금이 소멸·정지되어도 내 분할연금은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제1항). 전 배우자가 사망하거나 다른 사유로 연금이 끊겨도 내 몫은 계속 나옵니다.
·분할연금 수급권이
둘 이상 생기면 합산해 지급합니다(제2항). 재혼과 이혼을 여러 번 겪은 경우를 위한 규정입니다.
·내
노령연금 수급권이 따로 생기면 분할연금과 합산해 받습니다(제4항). 내가 직접 낸 연금이 깎이지 않습니다.
법원이 정리한 쟁점도 하나 보태 두겠습니다. 대법원은
혼인과 이혼을 두 차례 이상 반복하다가 마지막에 이혼한 사건에서, 앞선 이혼 당시 연금 형성에 대한 기여를 실질적으로 참작해 재산분할이 이루어졌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앞의 혼인 기간도 뒤의 혼인 기간과 합산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9두44606 판결 · 상고 기각으로 확정). 같은 사람과 헤어졌다 다시 합친 이력이 있다면 앞 기간을 빼고 계산해 손해 보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6. 공무원연금·사학연금은 기준이 다릅니다
"연금은 다 똑같겠지" 하고 넘기면 기한을 놓칩니다.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은 요건이
다릅니다.
| 구분 | 국민연금 | 공무원연금 |
|---|
| 근거 | 국민연금법 제64조 | 공무원연금법 제45조 |
| 혼인 기간 | 5년 이상(가입 기간 중 · 별거 기간 제외) | 5년 이상(재직 기간 중 · 별거 기간 제외) |
| 본인 나이 | 조문 60세 · 출생연도별 61~65세 | 조문 65세 · 도달 연도별 60~65세(2024~2026년은 62세) |
| 전 배우자 | 노령연금 수급권자 | 퇴직연금·조기퇴직연금 수급권자 |
| 청구 기한 | 요건 충족 때부터 5년 | 요건 충족 때부터 3년 |
🔑
두 제도는 연령을 세는 축이 다릅니다. 국민연금은
본인의 출생연도로 정해지는데(위 표), 공무원연금은
요건을 갖춘 연도로 정해집니다 — 공무원연금법 부칙은 2016~2021년 60세, 2022~2023년 61세,
2024~2026년 62세, 2027~2029년 63세, 2030~2032년 64세로 올리고 2033년부터 조문의 65세가 됩니다.
2026년 현재는 62세이므로, 조문만 보고 «65세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넘기면 받을 수 있는 시기를 놓칩니다.
사립학교 교직원·군인의 연금도 각 법률이 분할연금을 따로 정하고 있으므로,
전 배우자가 어느 연금에 가입해 있었는지부터 확인하고 그 법의 요건을 봐야 합니다.
공무원연금에는 시행 시점의 경계선도 있습니다. 대법원은
2016년 1월 1일 전에 이미 이혼한 사람은 그 뒤에 나머지 요건을 갖추더라도 부칙 조항의 제한 때문에 분할연금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8두32200 판결 · 상고 기각으로 확정). 그 사건에서는 2016년 이후에 퇴직연금에 관한 재산분할 합의를 했다는 사정만으로는 결론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7. 지금 확인하실 것
1.
전 배우자가 어느 연금에 가입했는지 — 국민연금인지 공무원·사학·군인연금인지에 따라 나이와 기한이 달라집니다.
2.
내 개시 연령이 몇 살인지 — 국민연금은 출생연도, 공무원연금은 요건을 갖춘 연도로 정해집니다. 60세·65세라는 숫자만 기억하고 계시면 어긋납니다.
3.
가입 기간과 겹치는 혼인 기간이 5년을 넘는지 — 혼인신고일이 아니라 가입 기간과 겹치는 기간입니다.
4.
별거한 시기가 있다면 언제부터 언제까지인지 — 이 기간이 빠지므로, 실제로는 함께 살았다면 그 사실을 보여 줄 자료(같은 주소의 주민등록초본, 관리비·공과금 납부 내역, 자녀 학교 서류)를 모아 두십시오.
5.
이혼한 날짜 — 선청구 3년, 재산분할 2년의 기산점입니다.
6.
아직 이혼 전이라면 — 협의서나 조정조서에
연금 분할 비율을 넣을지를 다른 재산과 함께 계산해 정하고, 정했으면
공단 신고까지 하십시오.
사실혼으로 지내다 헤어진 경우에는 분할연금 요건 ①(이혼)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사실혼 관계에서 무엇을 청구할 수 있는지는
사실혼 관계 종료 시 재산분할과 위자료를 받을 수 있나요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조성욱 변호사의 관점
21년 동안 이혼 사건을 다루면서 보면, 연금은
가장 늦게 꺼내지고 가장 자주 잊히는 재산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 집이나 예금과 달리 지금 손에 잡히지 않고, 받게 될 날이 이십 년 뒤라 협상 테이블에서 체감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른 재산을 한 푼이라도 더 가져오려고 며칠을 다투다가, 정작 평생 매달 들어올 돈에 대해서는 한 줄도 적지 않고 도장을 찍는 일이 생깁니다. 특히 혼인 기간이 길고 소득 활동을 하지 않으셨던 분일수록
분할연금이 노후의 유일한 정기 수입이 되는데, 그분들이 이 항목을 가장 많이 놓치십니다. 제도 자체는 이혼 때 말하지 않아도 남아 있으니 다행이지만, 남는 것과 제대로 받는 것은 다릅니다.
별거 기간이 길었던 분이라면 «함께 살았다»를 보여 줄 자료가 시간이 갈수록 사라진다는 점, 그리고
비율을 조정하려면 이혼 후 2년 안에 움직여야 한다는 점 두 가지만은 이혼을 결심한 그 시점에 확인해 두시기 바랍니다.
8. 청주에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법률사무소 信은 청주에서 이혼·재산분할 사건을 오래 다뤄 왔습니다. 연금 분할은 날짜 계산과 자료 확보가 결과를 가르는 유형이라, 아래 순서로 정리해 드립니다.
첫째, 전 배우자가 가입한 연금의 종류를 특정해 적용 법률과 나이·기한을 확정합니다. 둘째, 가입 기간과 겹치는 혼인 기간을 달력으로 계산하고 별거 기간이 다투어질 여지가 있는지 봅니다. 셋째, 별거 여부가 쟁점이면 함께 살았음을 보여 줄 자료를 목록으로 만들어 미리 확보합니다. 넷째, 이혼 전이라면 연금 분할 비율을 다른 재산과 묶어 계산해 협의서·조정조서에 넣을지 정합니다. 다섯째, 정한 비율은 공단 신고까지 마무리합니다. 여섯째, 이미 이혼하셨다면 선청구 3년과 청구 5년 중 어느 시계가 돌고 있는지 확인해 남은 기간을 알려 드립니다. 일곱째, 재산분할 2년이 아직 남아 있는지 함께 점검해, 남아 있다면 연금과 그 밖의 재산을 한 번에 정리하는 방안을 제안드립니다.
이혼 절차 전반이 궁금하시면
협의이혼 절차와 변호사 비용은 어떻게 되나요와
이혼이 소송까지 가면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나요도 함께 보시기 바랍니다. 연금 액수와 개시 연령 자체는 국민연금공단(국번 없이 1355)에서 본인 기준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법률사무소 信 · 변호사 조성욱
청주시 서원구 산남로 64 엔젤변호사빌딩 605호
☎ 043-291-5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