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답변
1. 이 글은 조금 다른 글입니다
변호사는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해서는 안 됩니다(변호사법 제26조). 그래서 제가 실제 수행한 사건을 그대로 소개할 수는 없습니다. 이 글은 특정한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2006년 개업 이래 청주에서 맡아 온 여러 동업·주주 분쟁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흐름을 일반화해 재구성한 것입니다. 개별 사건의 각색이 아니라 여러 사건의 평균값이므로, "내 사건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까"를 가늠하는 데에는 오히려 더 정확할 수 있습니다.2. 분쟁은 고성이 오가는 날이 아니라 통장이 조용해지는 날 시작됩니다
동업 분쟁이라고 하면 회의실에서 언성이 높아지는 장면을 떠올리시기 쉽습니다. 그러나 제가 만나 온 사건들은 대개 훨씬 조용하게 시작됐습니다. 어느 날부터 법인 통장 조회가 되지 않고, 이사회를 연다는 연락이 오지 않고, 법인등기부를 떼어 보니 임원란에서 내 이름이 빠져 있습니다. 그때 비로소 "이건 그냥 서운한 일이 아니구나" 하고 깨닫게 되십니다. 상담에 오시는 분들의 첫마디는 대개 둘 중 하나입니다. "지분은 반반인데 저는 아무것도 못 해요", 그리고 "처음엔 정말 친한 사이였어요." 앞의 말씀에는 흔한 오해가 하나 들어 있습니다. 지분이 절반이면 동등하다고 생각하시지만, 법적으로는 동등이라기보다 교착에 가깝습니다. 주주총회 결의는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와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 이상으로 합니다(상법 제368조 제1항). 50%는 과반수가 아니므로 양쪽이 모두 출석해 맞서는 한 어느 쪽도 이사를 바꾸지 못합니다. 그래서 반반인 회사를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지분이 아니라 대표이사 자리와 법인 인감, 그리고 통장이 되기 쉽습니다.3. 첫 상담에서 확인하는 세 가지
상담에 오시면 저는 세 가지부터 확인합니다. 첫째, 회사가 어떤 모습으로 세워졌는가입니다. 주식회사로 법인을 만들었는지, 사업자등록만 함께 낸 동업인지에 따라 정리하는 방법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두 형태의 차이는 동업으로 회사를 운영하다 분쟁이 생겼을 때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둘째, 지분과 자리가 서류에 어떻게 적혀 있는가입니다. 주주명부와 법인등기부, 주식을 주고받은 계약서를 차례로 봅니다. 실제로 돈을 댄 사람과 서류상 주주가 다른 경우가 드물지 않고, 그 차이가 사건의 방향을 바꿉니다. 셋째, 회사 돈이 어디로 흘렀는가입니다. 법인 통장 내역과 장부, 세금 신고 자료 가운데 지금 무엇을 손에 쥐고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동업 분쟁에서 자료는 대개 상대방 쪽에 있어서, 내가 가진 조각이 얼마나 되는지가 첫 전략을 정합니다.4. 네 개의 갈래 — 장부, 자리, 결의, 그리고 출구
회사 안의 분쟁은 한 번의 소송으로 정리되지 않고, 대개 네 갈래가 차례로 또는 겹쳐서 진행됩니다. 장부를 보는 일이 첫 번째입니다.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을 가진 주주는 이유를 붙인 서면으로 회계장부와 서류의 열람·등사를 청구할 수 있고, 회사는 그 청구가 부당함을 증명하지 못하면 거부하지 못합니다(상법 제466조). 회사가 그래도 버티면 실무에서는 법원에 가처분을 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료 없이 다투면 추측으로 싸우게 되므로, 이 단계가 사실상 첫 번째 싸움입니다. 자리를 다투는 일이 두 번째입니다. 이사가 직무에 관하여 부정행위나 법령·정관을 위반한 중대한 사실이 있는데도 주주총회가 해임을 부결하면, 3% 이상 주주는 총회 결의가 있은 날부터 1개월 안에 법원에 해임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385조 제2항). 그 소를 내면 판결 전이라도 이사의 직무집행을 멈추게 하는 가처분을 구할 수 있습니다(제407조 제1항). 요건과 실무는 동업 대표이사가 회사를 독단으로 운영할 때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결의를 다투는 일이 세 번째입니다. 총회의 소집절차나 결의방법에 하자가 있으면 결의의 날부터 2개월 안에 결의취소의 소를 내야 합니다(제376조 제1항). 결의 하자의 유형은 주주총회 결의에 하자가 있을 때에 정리했습니다. 출구를 정하는 일이 네 번째이자, 실제로 대부분의 사건이 도착하는 곳입니다. 결국 한쪽이 지분을 넘기고 나가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고, 이때 가격과 지급 방식, 세금이 새로운 쟁점이 됩니다. 비상장 주식을 넘길 때의 주의점은 비상장 회사 주식을 사고팔 때를 참고하십시오. 결의취소의 소와 해임의 소는 본점 소재지 지방법원의 전속관할입니다(제186조, 제376조 제2항·제385조 제3항에서 준용). 청주에 본점을 둔 회사라면 청주지방법원에서 다투게 됩니다.| 갈래 | 무엇을 | 요건·기한 |
|---|---|---|
| 장부 | 회계장부 열람·등사 | 발행주식 3% 이상 · 이유를 붙인 서면 |
| 자리 | 이사 해임·직무집행정지 | 해임 부결 후 1개월 · 3% 이상 |
| 결의 | 결의취소의 소 | 결의의 날부터 2개월 |
| 출구 | 지분 매수·매도 | 법정 기한 없음 — 협상과 합의 |
5. 실전의 결말을 가르는 세 지점
개별 쟁점의 요건은 다른 FAQ에 정리되어 있지만, 실제 사건의 결말은 대개 다음 세 지점에서 갈립니다. 첫째, 짧은 기한입니다. 결의취소는 2개월, 해임의 소는 1개월입니다. 오랜 동업자를 상대로 소송을 낸다는 것이 쉽지 않아 마음을 정리하는 사이에 이 기간이 지나가 버립니다. 제가 이 분야에서 가장 자주 들은 후회는 "조금만 더 지켜보자고 했던 것"이었습니다. 둘째, 장부와 통장을 시간순으로 다시 세우는 일입니다. 법인 돈이 개인 계좌로 옮겨 간 날짜, 이사회 없이 결정된 일, 세금 신고와 장부가 어긋나는 대목을 날짜순으로 늘어놓으면 상대방의 설명과 맞지 않는 곳이 드러납니다. 변호사·세무사 자격을 함께 갖고 있어 세금 신고 자료까지 같은 자리에서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이런 사건에서 쓸모가 있습니다. 지루한 작업이지만, 이 지루한 작업이 판결문의 숫자를 만듭니다. 셋째, 이긴 뒤를 먼저 설계하는 일입니다. 소송으로 경영권을 되찾아도 그 동업자와 한 회사에 계속 남는 것이 답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처음부터 출구, 곧 누가 지분을 넘길지와 그 가격, 지급 방식, 세금, 같은 업종을 계속할지까지 함께 봅니다. 소송은 그 합의에 이르기 위한 지렛대로 쓰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6. 21년차의 당부 — 헤어지는 조건을 먼저 적어 두십시오
마지막으로, 동업 사건을 오래 다뤄 본 사람으로서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동업은 시작할 때 가장 사이가 좋습니다. 바로 그때 누군가 나가게 되면 지분을 어떤 가격에 누가 사는지, 반반으로 맞서 결정이 막히면 어떻게 푸는지를 주주간계약으로 적어 두시면 뒤에 올 분쟁의 상당 부분이 처음부터 생기지 않습니다. 사이가 틀어진 뒤에는 같은 내용을 합의하는 데 몇 배의 시간과 비용이 듭니다. 또 동업자는 대개 친구나 가족, 오랜 동료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얻을지와 함께 그 관계를 어디까지 가져갈지를 처음부터 함께 정하시기를 권합니다. 끝까지 다투는 것만이 답은 아니고, 깔끔하게 헤어지는 합의가 양쪽의 다음 사업을 모두 살리는 길이 되기도 합니다. 사건마다 사실관계가 달라 결과를 미리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 동업 분쟁에서 회사를 지키는 것은 목소리의 크기가 아니라 먼저 장부를 확인하고 날짜를 챙기는 부지런함이고, 그 부지런함은 관계가 흔들리기 시작한 바로 그 무렵에 가장 큰 값을 합니다.관련 법령 · 상법 제186조(전속관할) / 상법 제368조(총회의 결의방법과 의결권 행사) / 상법 제376조(결의취소의 소) / 상법 제385조(해임) / 상법 제407조(직무집행정지, 직무대행자선임) / 상법 제466조(주주의 회계장부열람권) — 동업 형태별 정리, 직무집행정지의 요건, 결의 하자의 유형, 비상장 주식 양도와 세금 등 상세는 기업법무 카테고리의 별도 FAQ 참조